1979년 간첩 혐의를 뒤집어쓰고 20여 년간 귀국이 불허된 채 프랑스에서 살아온 시인이 시집. 이역만리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읊은 '강산도 꽃빛으로 흐느끼는 때'와 같은 선이 굵은 사회참여적인 시에서부터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서울에 있는 노모, 옛 친구들을 간절히 그리는 서정시, 그리고 이국에서 삶을 관조하는 생활시 등의 65편이 담았다.
국가보안법 개폐가 우리 사회의 핵심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, 1979년 간첩 혐의를 뒤집어쓰고 20여 년간 귀국이 불허된 채 프랑스에서 살아온 이유진 시인이 시집 『소같이 웃으면서 ― 파리 나그네의 사람 노래(1963~2003)』를 냈다. 이 시집에는 이역만리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읊은 「강산도 꽃빛으로 흐느끼는 때」와 같은 선이 굵은 사회참여적인 시에서부터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서울에 있는 노모, 그리고 옛 친구들을 간절히 그리는 서정시, 그리고 이국에서 삶을 관조하는 생활시 등, 사람 그리운 사람의 사람 노래 65편이 담겨있다. 『소같이 웃으면서』는 이유진 시인이 27년 만에 내는 생애 두 번째 시집으로, 이 시집에 해설을 쓴 신경림 시인은 지은이와 그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. "이유진 시인은 세상과 사물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. 그 결과 선량하지만 힘없는 자, 가진 것 없는 자 속에 스스로 선 '타고난 시인'이다. 그의 시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대개 바람처럼 대담하게, 버들처럼 유유하게, 그리고 나비처럼 연연하게 산 사람들이다. 사람을 몹시도 좋아하는 성향, 이것이 마침내 그로 하여금 삶의 아픔과 괴로움까지도 아름다움과 넉넉함과 슬기로움으로 감싸안게 하고 있다. 그가 겪은 엄청난 시련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 전편에 아련한 꿈같은 것이 밑그림으로 깔려있는 느낌을 주는 것도 그래서인 듯 싶다." "국가보안법이라는 천하의 악법이 아니었던들 그는 우리 문학사에 귀중한 자산을 한 묶음 더했을 것"이라는 점이 신경림 시인이 특히 아쉬워하는 대목이다. 르몽드의 문화국장을 지낸 문학평론가 장-마리 뒤누와이에 역시 서문을 통해 "연민에 예민하고, 아름다움에 심취하며, 고뇌에 찬 영혼의 숭고함에 이바지하는 이미지의 유동성, 미묘하고 간결한 언어의 투명성이 우리들을 이미 행복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"고 이유진 시인의 시편을 상찬했다. 이 시집은 에세이집 "빠리망명객 이유진의 삶과 꿈"(도서출판 필맥)과 동시 출판됐다. 에세이집은 "나는 봄꽃과 다투지 않는 국화를 사랑한다"(동아일보사, 2001년)의 개정판이다.